[카앤스포츠=방영재] 한국 모터스포츠의 산증인이자 인제레이싱팀을 이끌었던 김정수 감독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5년 전 팀 운영을 잠시 내려놓았던 그가 2026 현대 N 페스티벌 개막전과 함께 ‘웬스인제포디움레이싱’으로 돌아온 것이다. 특히 이번 복귀는 국내 최초의 전기차 레이스인 ‘eN1’ 클래스 참가와 아들 김동은 선수와의 재결합이라는 점에서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김정수 감독을 만나 그가 그리는 새로운 레이싱과 팀의 비전을 들어보았다.
Q: 팀 명칭이 ‘웬스인제포디움레이싱’으로 바뀌었습니다. 새로운 파트너 ‘웬스’에 대해 소개해 주신다면?
김정수감독 : 웬스(WENS)는 위험물 인식 로봇과 AI 기술을 개발하는 유망한 기업입니다. 화재나 가스 누출 등 유해 물질을 감지해 즉각 전송하는 시스템을 상용화 준비 중입니다. 인제군과 인제 스피디움의 지원으로 시작했던 우리 팀에 웬스가 메인 스폰서로 참여하게 되면서 팀 명을 새롭게 단장했습니다. 단순한 후원을 넘어 기술적 가치를 공유하는 파트너십이라 의미가 깊습니다.
Q: 스톡카부터 카트까지 섭렵하신 감독님께서 국내 최초 전기차 레이스인 ‘eN1’ 클래스를 선택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김정수감독 : 솔직히 말씀드리면 효율성과 상징성 때문입니다. 과거 6000 클래스를 운영할 때 비용적인 부담이 매우 컸던 게 사실입니다. 반면 eN1은 현대 N 페스티벌의 최상위 클래스이면서도 운영 비용 면에서 상당히 합리적입니다. ‘저비용 고효율’이 가능하면서도 대회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습니다. 또한, 새로운 기술적 도전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했습니다.

Q: 아이오닉 5 N eN1 컵 카는 기존 내연기관 차량과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김정수감독 : 30년 넘게 레이스를 하며 엔지니어링도 병행해왔기에 경주차의 셋업 자체는 큰 걱정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겪어보니 ‘전기 충전’이라는 변수가 정말 큽니다. 내연기관은 주행 후 바로 드라이버 피드백을 반영해 수정하고 다시 테스트할 수 있지만, 전기차는 충전 시간 때문에 그 과정이 단절됩니다. 단시간에 데이터를 쌓고 최적의 셋업을 찾아가는 과정이 생각보다 훨씬 까다롭습니다. 이 시간 싸움을 어떻게 하느냐가 올 시즌의 핵심이 될 것입니다.
Q: 김동은 선수와 오랜만에 한 팀으로 뭉쳤습니다. 과거와 달라진 점이 있을까요?
김정수감독 : 과거엔 팀 감독과 계약 드라이버라는 공적인 관계와 부자라는 사적인 관계가 충돌하며 트러블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동은이가 다른 팀에서 오랜 경험을 쌓으며 객관적으로 저를 바라보게 된 것 같습니다. 이제는 저를 팀 감독이자 엔지니어로 인정하고 신뢰하는 게 느껴집니다. 저 역시 베테랑 드라이버인 김동은선수를 전적으로 믿습니다. 서로에 대한 ‘인정’이 바탕이 되니 팀워크가 훨씬 단단해졌습니다.

Q: 베테랑 김동은 선수와 태국에서 온 신예 로터 선수의 조합도 눈길을 끕니다.
김정수감독 : 로터선수는 아직 더 성장해야 할 드라이버지만, 태국 모터스포츠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즈니스 모델로서의 가치가 큽니다. 로터의 가족 모두가 모터스포츠에 진심이고 각종 방송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이기도 합니다. 성적에 연연하기보다 베테랑인 김동은선수가 어드바이스를 주며 함께 성장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젊은 선수의 성장을 지켜보는 것도 레이스의 큰 즐거움입니다.
Q: 어제 연습 주행에서 김동은 선수가 2분 대 기록을 냈지만 트랙 이탈(TL) 경고가 있었습니다.
김정수감독 : 한계를 테스트해보고 싶었습니다. 조금 더 깊게 들어가 보며 경주차의 마진을 확인하는 과정이었습니다. 비록 베스트 랩이 삭제되기도 했지만, 그 과정에서 얻은 데이터가 확실히 있습니다. 실제로 마지막 주행에서는 상태가 좋지 않은 타이어로도 더 빠른 기록을 만들었습니다. 긍정적인 신호라고 봅니다.

Q: 이번 시즌 팬들에게 어떤 팀으로 기억되길 바라시나요?
김정수감독 : 무엇보다 ‘좋은 성적을 내는 팀’이어야 합니다. 성적이 뒷받침되어야 팀의 디자인, 스태프의 의상, 경주차의 외형까지 비로소 ‘멋있다’고 평가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력과 비주얼을 모두 갖춘, 누가 봐도 멋진 팀이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Q: 마지막으로 응원해 주시는 팬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정수감독 : 관람석에서 김동은 선수의 깃발이 휘날리는 것을 보고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일본처럼 우리나라도 응원 문화가 점차 성숙해지고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팬분들께서 우리 팀을 응원하며 레이스를 즐기는 재미가 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결국 한국 모터스포츠가 발전하는 길이라 믿습니다. 웬스인제포디움레이싱의 새로운 도전을 지켜봐 주시고 많은 응원부탁드립니다.
웬스인제포디움레이싱은 이번 개막전에서 얻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전기차 레이스에 최적화된 전략을 정교화할 방침이다. 김정수 감독의 노련한 리더십과 김동은 선수의 실전 감각이 결합된 이들의 행보에 국내 모터스포츠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